말줄임표(ellipsis)는 때로 긴장이나 배려 속에서, 혹은 아직 풀리지 않은 무언가를 남겨두기 위해 사용된다. 타원(ellipse)은 거의 완전한 균형의 형태에 가까워지려 하지만, 나는 어딘가 어긋나 있고 부드럽게 불완전한 달걀 모양의 비정형적 타원에 왜 더 끌리는지, 딱 떨어지는 답이 없는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말로 다 담기 어려운 것들에서 시작된 이번 작업의 과정은 완벽한 원이 아니라, 수많은 시도와 망설임,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는 예기치 않은 전환을 품은 채 주변을 빙 돌아가는 동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말줄임표와 같은 점들이다 •••
원은 종종 ‘자연이 가장 좋아하는 형태’라 불린다. 우리가 원을 이루는 순간은 대개 함께 모이기 위해서다. 이야기하기 위해, 다투기 위해, 혹은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어느 겨울날, 우리는 아홉 개의 불완전한 몸의 연장선이자 동반자인 테왁을 달걀 모양으로 만들어 보자며 모였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An ellipsis is sometimes used to leave something unsaid—out of tension, care, or something that remains unresolved. An ellipse moves toward an almost perfect balance, yet a question lingers without a clear answer: why is it that an egg-shaped ellipse, slightly off and gently imperfect, feels more compelling?
This work began with things that could not be fully spoken. Its process did not follow a perfect circle, but unfolded through repeated attempts, hesitations, and routes that looped around, holding at certain points an unexpected turn—like the shape of an egg. And what still remains is this: marks like an ellipsis, dot dot dot
The circle is often called “nature’s favorite shape.” When we form a circle, it is usually to gather—to talk, to argue, or to comfort one another. On a winter day, we came together to make nine egg-shaped tewaks—extensions of the body, companions in form. Perhaps, it was all we could do.
기획 의도
제주에서 선보이고자 하는 이번 전시는 다채널 영상 작업 〈Ellipses I–III〉, 퍼포먼스 사운드 〈숨 오케스트라〉, 그리고 해녀 삼춘들을 위해 재제작 예정인 『내가 헤엄치는 이유』 큰 글자 책을 하나의 공간 안에 함께 설치하는 다원예술 창작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예술 창작 과정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함께해 온 동네 해녀분들과 지역주민들을 주요한 관람자이자 수신자로 설정한 전시 및 공연 프로젝트라는 점에 의미를 둔다.
작가의 기존 작업물들은 주로 제주시나 서울, 혹은 해외 전시 공간에서 발표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실제 촬영과 퍼포먼스에 참여한 해녀 삼춘들이 결과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본 프로젝트는 이러한 간극을 인식하고, 함께 만들어 온 작업을 다시 동네로 모아보는 자리를 만들고자 기획하였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작가로서의 직업과 예술 노동이 어떤 방식으로 축적되고, 어떤 결과물로 이어지는지를 해녀 삼춘들과 나누며 서로의 삶과 노동에 대한 이해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히고자 하는 시도이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서문동 인근 창고 공간
전시 구성 및 표현 방식
1. 영상 및 이미지 설치
〈Ellipses I–III〉는 하도리 서문동 70-80대 해녀분들과 지속적인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작업이다. 해녀의 일상과 바다와 육지 사이의 반복, 말해지지 않은 감정의 여백을 다채널 영상 에세이와 라이트박스 등의 형식으로 구성한다.
2. 사운드 설치
〈숨 오케스트라〉는 해녀의 호흡, 리듬과 제주 바다와 자연, 사회, 정치적 환경을 탐구하며, 이를 녹여낸 다장르 퍼포먼스 작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5년 진행한 퍼포먼스를 기록한 아카이브 사운드를 설치하고, 그 과정에서 이어지고 변형된 다양한 형태의 숨과 관계 맺기를 공유한다.
추가 내용 참고: yoeryou.com/breathorchestra
숨 오케스트라 Breath Orchestra, Act 1-2, 2024. 설치전경, <무제: 말의 결>, 서울.
숨 오케스트라 Act 6, 2025. 퍼포먼스 기록 영상, <윈드밀 에어 2025>, 서울.
3. 출판물 설치
더불어 2025년 출간한 작가의 예술연구서 『내가 헤엄치는 이유』의 일부를 큰 글자 책으로 재제작해 보고자 한다. 촬영 및 퍼포먼스에 함께 참여한 동네 해녀분들이 함께 읽고, 보고,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을 시도하는 작업으로, 고령자를 고려한 가독성과 접근성을 중심에 둔다. 이는 예술 결과물이 특정 예술인과의 소통을 더불어, 함께 만든 당사자들과의 또다른 연결을 실험한다.
추가 내용 참고: yoeryou.com/whyiswim-artist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