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Remembers, 4-channel audio installation, 13min 30sec, 2023.

Audio essay montage of cyclical stories told by Jeju Haenyeo

 

요이, Water remembers (2023)
4-채널 사운드, 13분 30초

이어싸 이어싸 우리배는 잘도간다 

참매새끼 나는 듯이 잘도간다 

이어도쳐라

쳐라쳐라 이여쳐라

오륙도 좁은 목에 

올려쳤던 요네로구나 

이어싸 이어싸나 쳐라쳐라

이어도쳐라 이어싸나 이어싸나 

혼져가건 바당에 강

물건을 해영내여사 

정든신랑 밥을주고

어린애기 젖을주고

쳐라쳐라 이어싸나 이어싸나 

이어싸나 이어싸나 

해는 저물고야도 어린애기

젖먹구졍 울어간다

이어싸나 이여도쳐라

칠산바당 중선도쳐라

이여싸나 이여싸나

칠산바당 중선배야

우리배가 빨리간다

중선배보단 우리배가 빨리간다

이여싸나 이여싸나 군산바당은 전깃불만 

반짝반짝 혼져가건 갈매기 섬의가건1


*

원래 우도사람, 우도 할망아니야, 이 할망 

할망(이름)은 고이화.


*

아이구야 저기, 찾았어 이걸 어디서? 

할망 목소리도 좋아 할망. 

그 할망 보통 할망이 아니야.
완전히 이거(엄지를 들어보이며)한 할망이야.


아이구야 이 할망 오랜만이다.

그 할망 마음씨도 좋았어. 

할머니가 키가 커서, 얼굴도 이쁘고. 

어, 얼굴도 완전 이뻤어. 

몸매도 참 좋았고. 모든걸 다 갖췄어. 키도 이만하고, 몸매도 좋고. 남자처럼. 키가 컸어. 인정이 있어가지고, 뭐 하면은 오라고해서 챙겨주고, 두렁박(테왁) 해녀들 하는 것도 잘 못만들면 대신 다 만들어주고, 

인정이 그렇게 좋아. 


바다에가 우리 망아리에 소라를 잡아넣거든. 못하는 사람은 망아리에 아무것도 안 잡아놨잖아. 할머니가 영 봐가지고는 잡아다가 넣어놔. 

—아 좀 주고? 

응, 그것이 인정이지! 인정이 그렇게 많았어. 

—좀 많이 못 잡은 사람은 슬플까봐? 

못잡은 사람 망아리 보고는 “얘 너 어디갔다가 그정도 하나도 못잡았니” 하고서는 할머니가 확 소라 두개 세개씩 잡아올라와 “이리 망사리 이리로 땡겨라,” 하고는 넣어주고 그랬어

—와, 그럼 감동받겠네 

감동받지 그럼. 

그래서 고이화 할망은 유명하잖아. 아무거라도 뭐 한가지 잘 하니까. 

그러니까 이름을 남기는 거지, 죽어도. 

본받아야되.

—근데, 이런 얘기는 하나도 찾을 수가 없거든. 게, 어떻게 찾아. 우리는 같이 사니까. 이웃에 같이 사니까, 

물질도 우리 같이 해냈잖아. 할머니랑 같이. 


*

고이화 할망 보통 할망이 아니었지. 완전히 뭐한 할망이야. 마음씨도 좋고.

할머니가 작살로. 작살로 착 잡으면 이~만한거 잡아오고 그랬지. 근데 이제 그런거는 오염되서 많이 없잖아. 

오늘 날씨 좋다야

할망이 구십 둘에 돌아갔어. 

이제 몇이려나. 살았으면 몇살쯤이려나. 

그걸 모르면 어찌 아나. 아니 몇년도인가 알면 아는데. 한 십년은 넘었어. 


*

—그럼 여기도 자주 오셨어요? 

응 우리하고 물질도 같이 하고 하니까 가까워.

 

*

항일운동 때, 해녀 항일운동 때 그 할망이.. 

해녀박물관에 가면 그 할망 키도 이렇게 크고 영 하게 사진 있어. 박물관에 할머니 있어 

옛날 해녀 항일운동 때도, 할망이 (엄지를 들어보이며) 이거 였어.

*

—(할머니) 딸이라고  집에 오셔가지고. 

그 딸도 할머니 닮아. 키도 이만하고. 

딸도 할머니 닮아서 얼굴도 이쁘고 키도 커. 그 딸도 물질 잘허고. 

—아 딸도 아직 물질 하셔?

그래도 고이화 할머니가 더 키가 커. 딸보다 키가 컸어. 


*

—그 선생님이 예전에 고이화 할머니 집에 가보니, 치마로 다 두렁박을 싸고 저고리만 남아있더래.. 

맞지. 그렇게 헌 천으로 싸고 그랬지..


*

너네 미역 해다주면 먹을래? 

새 미역 남서 이젱.

바당에서 나는 새 미역. 

이제 것이 맛있는 미역이야. 

초장에 무쳐먹어도 맛있고 

국끓여서 먹어도 맛있어.


*

고이화 할머니 바느질도 잘 하고 하나 잘 하니 다 잘했어. 할머니 노래도 잘했어. 

—요리? 

아니 노래. 할머니 해녀 노래도 잘했어. 그런데 이제 해녀 노래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할머니 간병인이 할머니 죽기전에 노래하는거 다 입력해두었었대. 


*

쳐라쳐라 이여쳐라

우리 어멍 날 날적에 

해녀질하라고 날 낫던가..

쳐라쳐라 

이여싸나 


이런 해녀 노래. 

—평소에도 불렀어요? 

옛날에 물질 나갈 때.


*

딸은 또 저동네 살잖아. 서동 살고. 

—딸은 몇살인데요?

이제 칠십? 

칠십 아니면 아홉.

딸이 막냉이라. 아들 다 밑에. 

—결혼하셔서 그 동네로 가셨나? 이제 여기는 잘 안오시나?

여기 뭐하러 와. 엄마있을 때는 오지. 

—아니 지난번에 나는 깜짝 놀라가지구요.

왜왜?

—아니 여기 상패에 사진있는데를 이렇게 닦고 가시는거야~ 그  따님이. 그래서 왜 이렇게 사진을 닦고 계시냐구 여쭤봤더니. 우리 엄마 집이라구…..근데 여기 상패에는 딸얘기는 없어서. 몰라서 물어봤던거지.)

응 빌어온 딸. 성이 틀리니까 빌어온거쥬.

이씨, 임씨.
임씨 하루방이 건드렸지. 딸도 엄마 닮았어. 키도 크고 딸도 물질 잘해 (엄지를 들어보이며) 

근데 딸보다 커 할머니가. 그 딸보다 키가 더 커. 

딸도 물질 잘해. 

족은 아들도 키가 크잖아. 

아니 근데… (귓속말) 오누이가… 

—응?

(할머니들 귓속말 하면서) 아니야 아니야 

(다같이 웃으면서 아 뭐야~ )

우리만 말하는거야.

(다같이 웃으면서 더 친해져야 말해주나?)

—우리 같이 가는말이있고 안고르는 말이 있어. 다 곱는게 아니라고.
비밀도 지키는게 있고, 안지키는게 있고. 

(다같이 웃는다) 




*

너 기억도 잘하네. 젊으니까.

늙는게 억울하다야 

—억울해? 

아 그럼, 바당에 가서 물질도 제대로 못하고

—물질 더 가고싶어요?

바당에 가면, 가고 싶어 

응 가고 싶어. 근데 가면 이제 잘 하질 못하지.

나이 드니까. 물건을 잡아내야 할거 아니니.

나 옛날에는 막 일등으로 해놨었어.

그런 생각하면 나보다 못하던 것들이 이제 막 상군이다야. 나 옛날에 이동네에서 일등했었어.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렇게 하시지.

옛날에는 고무옷도 없었지. 속옷이나 입고 추운데 들어가 벌벌 떨면서 나와서 불피우고 그러면서 물질 배웠다. 이제 고무옷 입으니까 얼지 않잖아 

고무 장갑끼고 고무 버선 신고. 옛날에는 야 아무것도 안신고 오리발도 안신고, 맨발에.. (찡그리며) 어휴! 지긋지긋하다야

—진짜 어떻게 했어요.

그런 생각하면 신물난다 신물나.

—근데도 더 하고 싶어요? 

(웃음) 근데 우리 딸들은 물질 더 하라 안해 어멍 고생한다고. 바당일도 욕심 없으면 못해. 이 악물고 해야지.

근데 돈버는게 문제가 아니야. 건강해야지 

돈 벌어도 아프면 돈 다들어가고, 돈 잃고 사람 잃고. 돈은 쓸만큼만 있으면 되고 몸이 건강해야되. 몸 아프면 아무것도 필요없어 

아~무것도 필요없어.


*

너 헤엄치는 법은 알아?

—응 여기와서 배웠어요. 여기와서~ 

어디에서?

—바당에서. 

우리 바당에서는 안배웠지 않아?

—우리 바당에서!







1 네 젓는 소리 (고이화, 당시 89세 해녀 노래 소리 기록자료, KCTV 제주)


* 2021년 5월부터 2023년 5월 사이 할머니들과 나눈 이야기들의 기록 일부